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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 피하는 산부인과, 남모를 속사정은

<앵커>

산부인과가 있다고해서 다 해결되는건 아닙니다. 분만실이 있어야지 아이를 낳지요. 그런데 전국에 산부인과 3천600군데 가운데 분만실을 갖춘 곳은 800군데에 불과합니다.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분만실 갖춘데가 1천300개나 있었는데 갈수록 그 숫자가 급감해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분만을 기피하는걸까요?

신승이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기자>

이 산부인과 병원은 재작년부터 분만 시설을 없애고 주로 피부 미용 시술을 하고 있습니다.

월평균 20명 안팎이던 분만 환자가 5명도 채 안되게 줄면서 부터입니다.

[김해성/산부인과 전문의 : (의료진) 3교대도 하고 이런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시스템을 갖추기가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말 그대로 경제적으로 수입이 안 맞으니까.]

실제로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는 서울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산부인과 병원 : 저희는 분만은 안 해요. (임신) 5개월 정도 되면 (다른 병원으로) 가셔야 해요.]

[산부인과 병원 : 응급한 경우에는 야간진료가 없기 때문에 (대형 병원) 응급실로 가셔야 해요.]

지난해 새로 배출된 산부인과 전문의는 92명.

10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로 급감했습니다.

저출산도 문제지만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게 더 큰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산부인과 의료 수가는 지난해 50% 인상됐지만 여전히 OECD 국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데다 한 번 사고라도 나면 거액의 의료소송에 휘말리게 됩니다

[신정호/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 :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불행한 일들이 있을 수 밖에 없거든요. 거기에 대한 배상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영난과 의료 소송에 시달려 올들어서 2명의 산부인과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게 산부인과 학회측의 주장입니다.    

산부인과의사들은 의료진 과실이 없어도 사고 보상금의 절반을 의사가 내도록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이 다음 달부터 시행되면 분만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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