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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구멍' 대학 기숙사…식권 끼워팔기 시끌

<8뉴스>

<앵커>

대학이 학생들을 상대로 식권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숙소 구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대신, 식권을 강매하는 겁니다.

정경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김모 씨, 넉 달 치 기숙사 식권을 미리 샀지만 오늘(7일)도 저녁 약속 때문에 식권 사용은 포기해야 합니다.

[김모 씨/대학교 기숙사생 : (기숙사에서) 별로 먹지 않는데, 돈은 날아가는 거죠. 식비를 안내면 기숙사에서 안 받아주니까 아까운 생각이 들죠.]

이 학교 넉 달 치 기숙사비는 185만 원, 식비 53만 5000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 끼에 2500원이니까 하루에 두 끼를 먹는 걸로 계산된 가격입니다.

기숙사 입실 비용 150여만 원 가운데 식비가 24만 원인 학교, 120여만 원 가운데 식비 40만 원인 학교, 가격도 사용 횟수도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식권을 구매해야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민자 기숙사의 경우 학교가 운영하는 기숙사보다 식비가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식권을 다 쓰지 못하고 버리거나, 기숙사 출입제한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없습니다.

[이모 군/대학교 기숙사생 : 식권 신청을 자율적으로 하면 안먹는 애들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하더라고요.]

학교 측은 안정적인 식당 운영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학교 관계자 : 의무식규정이 풀어지면 (음식량이) 불규칙할 수도 있고 인원수가 적게 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쨌든 가격이 올라가게 돼서….]

학생들은 최소한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서영경/YMCA 신용사회운동 사무국 팀장 : 학교 정책을 따를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잖아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학교의 횡포라고 할 수 있고요.]

일부 학생들은 식권 의무구매가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끼워팔기'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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