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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29km로 돌진한 車…급발진 영상의 진실은

<8뉴스>

<앵커>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차가 무서운 속도로 튀어 나가는 급발진 현상, 사고 뒤에는 차가 부서진 모습뿐이어서 사실 원인을 밝힌다는 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덕분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좁은 이면도로 위에서 천천히 가고 있던 이 차량, 갑자기 급가속하더니 주차된 차로 돌진합니다. 브레이크등은 들어왔는데 차량은 굉음을 벽을 들이받습니다. 이런 급발진 '순간포착'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먼저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순식간에 돌진해 화단벽을 치고 나가는 승용차.

3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는 차가 너비 4m가 넘는 개울까지 뛰어넘은 뒤 반대방향으로 착지한 특이한 사례입니다.

[사고 목격자 : 차가 뜬 거예요. 그러면서 옹벽을 받으면서 이쪽까지 날아온 거죠. 이렇게 긁혀서 간 게 아니고 그냥 쿵 떨어진거죠.]

경찰 기록과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300m 내리막길을 고속으로 달려온 차는 주차돼 있던 다른차의 옆을 치고 나간 뒤, 다시 화단벽을 들이받으며 상승했고 20여 m를 날아가면서 차체가 반 바퀴 돌아 첫 충돌지점에서 40m 떨어진 곳에 떨어졌습니다.

[박병일/정비 전문가, 자동차 명장 : 프레임이 이렇게 종이처럼 휜거는 사실 자동차 정비 40년 하면서 처음 봤어요. 엄청난 힘이 순간적으로 발생했던 것이죠.]

이 CCTV가 1초당 8프레임을 저장한다는 점에 착안해 실거리 측정을 통한 속도계산을 해봤습니다.

차가 촬영된 시간은 단 한 프레임, 즉 0.125초 동안이었고 이동 거리는 8.85m.

±1m의 오차 범위를 두더라도 최소 시속 229km였다는 계산입니다.

목격자의 말과도 일치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 그거는 있을 수 없는 속도인데 어마어마 했었어요. 벽을 받았을 때는 (시속) 200킬로미터가 더 나왔다는거죠.]

운전자는 50대 여성.

커브가 두 번이나 있는 300m 길을 주행하면서 정상적으로는 이런 속도를 내기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운전자 가족 : 장롱 면허도 아니도 한 15년 운전을 했습니다. (초행길이에요?) 아니에요 많이 다녀본 길인데요.]

사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급발진 사고 소송 중이지만 자동차 결함은 없다는 게 제조사의 입장입니다.

굉음과 함께 차가 튀어나가고,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와도 속도가 줄지 않지만 사고 후에는 가속페달이든 브레이크든 정상으로 나타난다는 게 급발진 사고의 특징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운전자의 착각으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거라고 설명해왔습니다.

그러나 30년 경력의 베테랑 택시 운전사마저도 차를 제어할 수 없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급발진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김태훈,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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