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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으로 변한 후쿠시마…봄 찾아 올까

<8뉴스>

<앵커>

다음 주면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년이 됩니다.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km 지역은 주민들이 대부분 떠나서 텅빈 죽음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도쿄 김광현 특파원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후쿠시마 원전에서 25km 떨어진 가쓰라오 마을.

발목까지 눈이 쌓인 마을엔 적막감이 감돕니다.

1000여 명의 주민들은 이미 모두 떠난 상태.

어느 집을 둘러봐도 사람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미용실은 문을 걸어 잠궜고 상점 창가엔 커튼이 내려져 있습니다.

불 꺼진 자판기와 마을 곳곳에 쌓인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마을 우체국도 문을 굳게 걸어 잠갔습니다.

우체통에는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지정돼 업무를 중단한다는 글이 붙어 있습니다.

계획적 피난구역은 연간 피폭량이 20밀리시버트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방향으로 향하자 진입을 금지한다는 '경계구역'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떠난 마을에선 주인을 잃은 수천 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포획해 보호하는 활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파충류나 곤충 등을 먹이로 1년을 버텨 온 동물들은 극도의 경계심을 보여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오키/이탈리아 자원봉사자 : 다치고 병든 상태여서 추운 겨울 동안 죽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렇게 포획된 동물들은 보살핌 속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토/동물보호협회 회원 : 방사능 검사를 하고 목욕을 시키고 그래도 방사능이 남아 있으면 털을 밀어 버립니다.]

원전 주변의 방사능 오염을 측정하기 위해 야생 원숭이를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원숭이 목에 GPS와 방사능 측정기를 달아 숲 속 오염 정도를 파악한다는 계획입니다.

[다카하시/후쿠시마대학 교수 :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기 때문에 방사능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방사능 오염을 피해 정든 고향을 떠난 주민은 10만여 명.

언제쯤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절망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안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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