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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 바로 추락…'가드레일' 있으나 마나

<8뉴스>

<앵커>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에는 이렇게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죠. 완충역할을 해야 할 이 시설물이 맥없이 흔들리고 부서지면서 제 구실을 전혀 못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당국의 말은 무책임 하기만 합니다.

조기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의령의 정암교입니다.

승합차 한 대가 계속 미끄러지더니 가드레일을 뚫고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15m 아래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고 이후 가드레일은 새것으로 교체됐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가드레일은 아직까지 이렇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정 너트는 빠져 있고, 볼트는 녹슨 채 방치, 흔들리는 곳은 테이프를 감아놨습니다.

[류종익/교통사고 감정사 : 사람이 밟아도 휘어지는 거잖아요. 차가 밟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사람이 밟아도 이렇게 휘어지는데 이건 있으나 마나 한 거죠.]

도로관리사업소 측은 90도 각도로 들이받은 차량이 문제이지, 가드레일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경남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 (점검을)1년에 2번 이상 하게 돼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1년에 4번씩 육안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90도로 충돌해서 떨어지는 것은 지금까지 교량 난간 사고 중에서 처음입니다.]

서울의 강변북로.

가드 케이블이 손가락 힘만으로도 출렁입니다. 차량 충돌시 완충 효과가 있을 리 없습니다.

[박승범/법과학연구소 팀장 : 케이블이 느슨해졌을 때 이걸 조여줌으로써 팽팽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하는 겁니다. 조금 관심을 갖고 케이블을 관리해준다면….]

힘을 지탱할 가드레일 지지대 자체가 뿌리째 뽑힌 곳도 많습니다.

관리당국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지역은 (파손)신고가 안 들어온 건가요?) 아직… 우리가… 어딘지 좀 알려주시면….]

고가도로 위 가드레일은 더 아슬아슬합니다.

승용차와 충돌한 버스는 가드레일을 뚫고 위태롭게 매달렸습니다.

부러지고 휘어진 가드레일. 그나마 추락하지 않은 게 천운입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전국에 설치된 가드레일의 89%는 안전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으로 밝혀졌습니다.

시속 60km로 달리는 8t 트럭이 15도 각도로 충돌했을 때 견디는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겁니다.

그저 '울타리'에 불과한 있으나 마나 한 가드레일.

실태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안전규정에 맞게 교체해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배문산,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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