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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퇴자의 몰락…생활고 겪다 극단적 선택

<8뉴스>

<앵커>

한 50대 가장이 달리는 전동차에 뛰어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에서 빈민으로 전락해버린 남자입니다.

김종원 기자가 사연 전합니다.



<기자>

15년 전만 해도 김 씨는 단란한 중산층 가장이자 어엿한 금융회사 간부였습니다.

[친척 : 좌우간 똑똑하고 사람 좋고….]

[조문객1 : 괜찮았죠, 그때만 해도 괜찮았죠.]

1997년 IMF 사태가 닥치며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41살 젊은 나이, 명예퇴직을 강요당했습니다.

퇴직금과 명퇴금을 모두 끌어모아 노래방을 차렸지만, 

[조문객 : 장사가 안 되니까, 장사가. 원금 회수조차도 힘들었겠죠.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니까…]

[명예퇴직이기 때문에 돈 얼마 못 받았죠. 갑자기 이렇게 경제적 여건도 안 되고 하는데 (인테리어) 수리할 건 자꾸 늘어나고….]

김 씨의 부인은 노래방 사업이 잘되지 않자, 이렇게 예식장이나 동네 식당가 등 일자리만 있으면 가리지 않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보탰습니다.

[노래방 하면서 또 식당가서 아르바이트 많이 했지. 밤에는 노래방 가서 있고 낮에는 식당가서 있고. (장사가) 안 되니까.]

부부는 발버둥 쳤지만, 불황의 늪은 너무 깊었습니다.

[장사가 안 돼서 힘들어 했어요. 결국, 노래방 처분하고 몇 년 됐는데, 아직 직업이 있단 소리를 못 들었어요. (금융회사 다닐 때) 그때만 해도 아파트를 새로 구입 했는데, 아파트도 다 팔고 그랬어요.]

빈털털이가 된 김 씨는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구청 공공근로를 시작했습니다.

[구청 관계자 : 우리 일(구청 공공근로)들 같은 데는 같은 막노동 중에서도 가장 하층 일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금융회사 출신) 잘 안 오시죠.]

한 달에 80여만 원 손에 쥐던 이 일도 그나마 겨울이 오며 끊겼습니다.

[공공근로 동료 : 겨울에는 저희가 일이 한 2개월 공백이 있어요. 우리가 이제 작년 12월에 (일) 끝나고 아직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김 씨)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이 참 좋았는데….]

김 씨는 일 없이 지낸 그 두 달을 못 견디고 결국 어제(11일) 안타까운 선택을 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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