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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원 가기 무섭다…강력 범죄 급증

<8뉴스>

<앵커>

서울시내 공원에서 한 해에 범죄가 몇 번 정도 발생할까요? 평균 1600건이나 됩니다. 공원 가기가 무섭습니다.

권애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주차된 오토바이로 세 명이 다가서더니 한 명이 망을 보고 그 사이 다른 두 명은 오토바이를 훔칩니다.

쓰러져 있는 취객의 몸을 뒤지더니 지갑을 꺼내 그대로 달아납니다.

집단 폭행까지 벌어졌습니다.

도망치는 사람에게 십여 명이 달려들어 마구 때리는 장면이 CCTV에 그대로 잡혔습니다.

모두가 수도권 내 도시 공원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시민 : (밤에는) 안 나와, 무서워서. 나와서 돌면 겁나지. 혼자 있으면. 조금 돌다 아무도 없으면 얼른 가야지.]

SBS가 단독 입수한 경찰 분석자료를 보면 전국 도시공원의 범죄 발생 건수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력, 절도, 성폭행, 강도 등 강력범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살인사건도 105건이나 됩니다.

특히 살인사건 중 47건은 서울시내 공원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 2010년 1년간 서울시내 공원에서 발생한 강력범죄는 총 1651건인 것으로 경찰은 집계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당국은 지난해 행정감사에서 2010년 서울시내 공원에서 발생한 범죄는 성추행 미수 1건밖에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정태/서울시의원 : 도시 공원을 만들기에 급급했습니다. 안전관리에는 대체적으로 관심이 좀 적었습니다. 여가선용을 위해 활용돼야 할 공원들이 범죄 장소로 사용된다는 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서울시내 도시공원의 안전시설을 점검해봤습니다.

2.4km의 공원 산책로에 기물 파손을 감시하는 CCTV 석 대가 설치돼 있을 뿐 범죄 예방을 위한 안전 장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서울시내 공원 가운데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각지대를 조사했더니, 최소한의 방범을 위한 CCTV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10곳 중 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은 공원들의 경우에는 이처럼 주민들이 나서서 조직한 자율방범대 외에 아예 별다른 치안인력이 없는 곳들도 적잖습니다.

게다가 학교 담장과 주택가 벽을 허물어 만든 이른바 '동네 공원'은 청소년 우범지대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홍서연/초등학교 6학년 : 학교에서 좀 논다는 식의 언니들이랑 오빠들이 담배 피우고 오빠들이 가끔 돈 있냐고 물어볼 때도 있고, 겁나서 돌아가고.]

서울시는 앞으로 3년간 도시공원을 150개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안전대책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우범지대만 늘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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