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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자리 배치 '물과 기름'…힘 따라 나뉘어

<8뉴스>

<앵커>

요즘 온라인에서 학급 자리 배치표라는 그림이 화제입니다. 같은 반 친구끼리도 힘의 논리에 의해서 자리가 정해진다는 건데 아이들은 공감했고, 어른들은 걱정했습니다. 보시죠.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여기 이 그림은 학교 교실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등교를 하면 어떻게 자기 자리 찾아 앉는지 한번 교실로 들어가 볼까요?

맨 뒷줄을 보면, 싸움을 가장 잘한다는 일진 학생이 선생님 눈에 가장 띄지 않는 자리에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싸움 잘하는 학생이 맨 뒷자리 차지하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진 학생 주변으로 보면 잡심부름 하는 학생, 담배 사오는 학생,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셔틀로 빵을 나르듯 일진이 먹을 빵을 사다 나른다는 이른바 '빵셔틀'이라 불리는 친구가 앉아 있습니다.

바로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인데, 자기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일진들의 강요에 의해 이 자리에 앉게 되는 겁니다.

자, 그럼 맨 앞줄로 가볼까요?

선생님이 바라보는 교탁 바로 앞에는 1등부터 5등까지, 공부를 가장 잘한다는 그러니까 소위 스터디 그룹들의 차지입니다.

요즘 학교가면 학생들 정말 이런 식으로 앉을까요?

[이용두·이인수 고등학생 : 네, 사실이예요. 학교들도 다 이렇게 앉아요.]

[조건희/고등학생 : 학교 가보시면 다 그래요. 대부분 다 이렇죠.]

다 이런 거라며 웃어넘기는 학생들, 하지만 이게 웃을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한발 짝 떨어져서 이 학급을 멀리서 바라보면,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과 일진 학생들 그룹은 마치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앞뒤로 분리돼 있습니다.

결국 선생님의 관심은 앞자리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고, 선생님도 친구들도 이렇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뒷자리 일진학생들의 폭력은 약한 학생들을 더욱더 옥죄어 들어가는 겁니다.

왕따 당하는 친구 돕겠단 학생이 한 반에 한 명만 있어도 학교폭력이 많이 줄어든다는데, 힘의 논리로 이렇게 자리까지 정해지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런 친구 나오기 정말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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