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현장] 열악한 환경…소방관 평균수명 58세

<8뉴스>

<앵커>

소방관은 화마와 싸운다고 하죠. 말 그대로 그들은 목숨을 걸고 불길과 싸워야 하지만 근로 환경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불꽃보다 먼저 스러져가는 동료의 죽음까지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이들의 하루를 담았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안에서 불기둥이 치솟지만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있는 힘껏 문을 따내는 그 순간, 창 밖으로 치솟던 불길은 문이 열리자 마자 방향을 틀어 소방대원 머리 위로 뿜어져 나오고 소방대원들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집니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현장이기에 소방관들은 무려 25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안전장구를 생명줄처럼 착용해야 합니다.

입고는 걷기도 힘든 이 장비를 그나마 1초라도 단축해보려 출동하는 차 안에서 힘들게 입습니다.

화재 신고를 받으면 분초를 다투며 출동해야 하는 소방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58살.

공무원 가운데는 물론, 일반 직군과 관련해도 가장 짧습니다.

[오영환/서울 광진소방서 소방관 : 사람들은 밖으로 대피를 하는데, 저희는 들어가야하잖아요. 불을 끄러 들어가면 가장 무서운 게 어두움이 아닐까.]

지난 7월 서울 신길동에서 났던 가스폭발 사고는 7년 차 베테랑 소방관에게도 잊을 수 없는 공포로 남아 있습니다.

[탁성철/서울 영등포소방서 소방관 : 지붕도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 수색을 하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머리 속에 가득했죠. 그 상황에서는 걸어다닌다기 보다 그냥 거의 웅크린 자세로 기어다녔죠.]

이렇게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위험수당은 한 달에 5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상학/서울 영등포소방서 소방관 : 빨래 같은 건 집에 가져가기가 좀. 불냄새도 많이 나고 그러니까 부모님이 또 가슴 아파하실 것 같아서 바로 여기서 세탁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방관이 24시간 근무를 한 뒤, 하루 쉬는 2교대 근무제를 하다 보니, 피로는 계속 쌓이고 사고는 더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컨디션 유지가 제일 중요한 데, 그게 유지가 안 되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데 지장이 많죠.]

하지만, 그 어떤 어려움도 2명의 동료를 또 잃은 아픔만큼 크진 않습니다.

[박상필/서울 도봉소방서 소방관 : 너무 가족같은 동료들이 그런 사건을 당하고 나면 너무 힘듭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설치환, 영상편집 : 김종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