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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켜 준다더니' 신종 다단계에 빚더미

<8뉴스>

<앵커>

비싼 등록금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용한 악성 다단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또 교묘한 방법을 쓰는 신종 다단계가 포착됐는데, 학생들 돈도 못벌고 빚더미에 올라앉기 일쑤입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생 김 모 씨는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서 사무보조원 모집 공고를 보고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신원보증 절차라는 말에 신분증 사본과 은행통장 등 서류를 제출하고 계약서에 서명도 했습니다.

[김모 씨 / 대학생 : 본인인지 신용확인이 돼야 여기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경험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아 그냥 취직할 때는 초본·등본 이런 게 다 필요한 모양이다 그러고 다 줬어요.]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저축은행에서 500만 원의 대출이 이뤄졌고, 그 돈은 1인 위탁판매점 보증금이란 명목으로 회사가 가져갔습니다.

금리도 법정 최고 이자율을 넘는 연 47%.

[김모 씨 : 나중에 대출문자 뜨고 그런 전화 왔을 때는 조금 이상했어요. 등록금 벌려고 갔다가 나도 모르는 대출을 받게 되어 지금 또 아르바이트해서 갚고 있어요. 이자까지….]

이렇게 모집된 학생들은 회사측의 지시대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 자신처럼 일자리를 찾는 학생을 한 달에 두 사람은 구해와야 한 달에 125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보증금은 1년 뒤 되돌려준다'는 조건에 본인이 동의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관계자 : 본인이 직접 서명하는 겁니다. 보증금 있어야죠. 왜? 학생이 도망가면 어떡해요. 운영자금으로 돌리죠, 그 돈은….]

이 회사에서 일하는 학생 모두가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가 500만 원 고릿돈에 발이 묶인 셈입니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은 본인 동의를 받는 식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한 신종 다단계업체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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