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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루탄 사태'를 보는 관점

[취재파일] '최루탄 사태'를 보는 관점

지난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기습처리 강행 과정에서 나온 '최루탄 사태'가 논란입니다.

검찰은 논란의 당사자인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에 대해 국회의장모욕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반면 김 의원은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심정이었다"며 "한나라당 체제의 국회를 폭파하고 싶다.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심경을 밝혔는데요,

이를 두고 SNS에서는 김 의원의 행동을 옹호하는 측과 비난하는 측의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도시락 폭탄 아닌 게 못내 아쉽다"
"완전 동의. 힘없는 자의 자연스런 항거임"
"내가 있었다면 의사당 폭발시켰을 거다. 도둑놈의 소굴은 폭파시켜야 돼"

김 의원을 옹호하는 측은 당시 상황에선 불가피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합니다. 한미 FTA를 반드시 저지해야하는데, 여당이 압도적인 의원 수로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하려고 하니 이를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루탄 때문에) 잠깐 눈물을 흘렸지만 서민은 FTA가 폐지되는 순간까지 내내 울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노당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해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논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일단 한미FTA를 찬성하는 측에선 김 의원의 행동이 이해될 리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최루탄 사태'가 사상 유례없는 난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국제 망신. 국회의원 자격이 없으신 거네요"
"이런 분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지역구민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한민국 참 한심하다. 퇴출시켜라!!"

한미FTA를 반대하지만, 김 의원의 행동은 무리수였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의도는 좋았을지라도 방법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수단이 정당화 될 순 없는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폭력적 방법을 써도 옳다고 믿는 것 같은데"

사태가 '목적이 옳다고 생각되면 수단도 정당화 되는가'라는 철학적인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번 사태와 정확히 일치하는 예는 아니지만, 이런 비슷한 상황은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미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벌이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테러, '상위 1%'의 탐욕과 횡포를 바로잡기 위해 도로를 무단점거하고 벌이는 'occupy' 시위,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한진중공업 크레인 점거 시위까지.

물론 반대 성향의 예도 있습니다. 집회 장소를 벗어나 국회나 청와대로 무단진입하려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발사하는 물대포.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목적이 옳다고 생각되면 수단도 정당화 되는가'라는 명제에 해당하는 건 마찬가집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어떤 경우에는 '목적의 정당성'이 압도할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단의 정당성'도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판단이 서겠지만, 매번 무 자르듯 쉽게 결정하긴 어렵습니다.

물론 이번처럼 반대여론이 많은 비준안을 야당 몰래 수로 밀어부친 강행처리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지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막기 위해선 무슨 수를 써도 다 괜찮은 걸까요? 글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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