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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잡는 '죽음의 도로'…이동통로 무용지물

<8뉴스>

<앵커>

보호를 받아야 할 야생동물들이 요즘 새로 생긴 고속도로에서 속절없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야생동물들의 통로를 생각하지 않고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고속도로 갓길에 고라니 한 마리가 쓰러져 있습니다.

다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달리는 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너구리 한 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고속도로에 뛰어든 야생동물들은 길을 건너려다 중앙분리대 벽에 가로막히자 1차로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사고를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전-당진 구간에서 이른바 '로드 킬' 당한 동물은 95마리.

고라니 78, 너구리 16, 살쾡이 1 마리가 희생됐습니다.

올해도 지난 9월까지 60마리의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용식/승용차 운전자 : 어떻게 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사전에 몇 미터 거리가 아니라 옆에 느닷없이 뛰어들어 오니까….]

2년 전 개통된 대전-당진 고속 도로는 대부분 산악지대를 가로질러 야생동물 출현이 잦지만, 동물의 접근을 막는 울타리 설치율은 불과 20%, 수로는 거의 무방비 상태입니다.

[정선호/화물차 기사 : 동물들이 못 오게 망을 쳐야 하는데, 그렇게 많이 여기에는 신설 도로기 때문에 아직 안 돼 있는 것 같아요.]

4군데 동물 이동통로가 있지만,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한 곳은 사람이 다니는 도로 옆에 만들어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지난 3분기 동안 이동통로 CCTV에 찍힌 동물은 37마리. 그나마 두 곳에서는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김진태/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 환경영향평가에서 어떻게 여기가 되는지까지는 자료가 없어서 저희도 조사를 해봐야…]

형식적인 동물 보호대책 때문에 야생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대형 사고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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