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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김밥 전쟁'…백화점-노점상 충돌

<8뉴스>

<앵커>

서울 신도림역에 매일 출근 시간만 되면 김밥 노점상과 근처 백화점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이경원 기자가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남자가 테이블을 집어 던집니다.

갈수록 몸싸움이 격해집니다.

백화점 측 용역 직원들이 김밥 노점상의 영업을 막자, 노점상인이 강하게 저항하는 겁니다.

이런 다툼은 지하철 신도림역 옆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선 지난 8월부터 출근 시간대마다 되풀이돼 왔습니다.

백화점 측은 역 출구 옆에 400억 원을 들여 공원을 만들어 국가에 기부채납한 뒤 공원 관리를 위임 받았습니다.

그리곤 "시민 편의를 위한다"며 출구 주변에서 불법으로 영업하는 노점상들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장기석/백화점 총무팀장 : 한 개의 노점을 허용하게 되면 제 2, 제 3의 노점이 계속 파생되고.]

그러나 좌판을 펴고 김밥을 팔던 한 노점상 부부가 공원이 생기기 전부터 해온 장사를 포기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겁니다.

[김밥 노점상 주인 : 갑자기 저보고 이걸 하지 말라 그러면 굶어 죽으란 소리거든요.]

여기에 인근 노점 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신도림역의 김밥 전쟁은 그 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노점노동연대 등 6개 단체가 백화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백화점 측도 용역 직원들을 동원해 노점상 주변을 둘러싼 뒤 시민들에게 홍보전단지를 돌리며 맞대응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신도림 공원을 지켜주십시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김수광/서울 개봉동 : 한 번만 더 인간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서로 도와가면서 사는 게 옳지 않을까.]

[이원매/서울 신도림동 : 저는 환경이 더 깨끗해지길 원합니다.]

법과 시민편의를 앞세운 백화점측과 생존권이 걸렸다는 노점상 사이의 다툼이 큰 충돌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지만 관할 구로구청은 "한쪽 편을 들기 힘들다"며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임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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