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서해뱃길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는데, 사라진 사업을 위해 집을 비워 주게 된 주민들이 있습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겪고 있는 황당한 사연을 하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강변북로를 따라 개발 반대 문구로 뒤덮인 아파트가 줄지어 있습니다.
이 사업은, 박원순 신임시장이 취임하면서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달 27일, 보고도 없이 보상과 수용계획을 승인해 전격 고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개발계획 승인은) 시장님까지 결재하는 게 아니고요. 실무자들이 결재하는 사안이죠. 이제 보상을 시작하는 그런 것(결정)이거든요.]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로 무엇이 들어설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일단 집부터 비워줘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김재홍/서부이촌동 주민 : 서해뱃길 사업도 안 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시장님이 당선되신 다음에는 이 사업을 중단하겠구나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고시를 함으로써 주민들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직원은 주민 동의율이 50%가 넘어 승인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행사가 3.3m²당 1억 원 이상을 보상하겠다는 허황된 약속으로 유혹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전영진/재개발·재건축 컨설팅업체 대표 : (서부이촌동은) 과거 보상가 사례를 보면 주변 시세에 많이 못 미치고 심지어 절반 수준에 가까운 경우도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주민들은 헐값에 집을 내주게 됐다며 오늘까지 엿새째 서울시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