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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3번' CCTV 찍힌다…사생활 침해 우려

<8뉴스>

<앵커> 

우리들은 하루에 몇 번이나 CCTV에 찍힐까요?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것을 보면, 수도권 시민들은 하루 평균 무려 83차례에 걸쳐서 CCTV에 포착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길을 나서면 9초마다 한 번씩 CCTV에 잡히는 겁니다. 지하철 환승 때는 50여 차례, 또 백화점에서 3시간을 돌면 45차례에 걸쳐서 CCTV에 찍히는 겁니다. 여기에다 CCTV의 성능까지 나날이 진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해외에선 실제로 논란이 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두 한 켤레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았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CCTV의 관찰은 시작됩니다.

상하좌우로 고개를 돌려대는 카메라는 코너를 돌 때도, 물건을 살펴볼 때도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입구부터 구두코너까지 겨우 30m 정도 걸었는데, 무려 6대의 감시 카메라가 기자를 촬영했습니다.

이런 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보통 한 층당 100대 안팎의 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매장 내에서 사각지대란 없는 셈입니다.

숫자도 엄청나지만 성능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경기도 광명시의 CCTV 관제실에선 시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의 차량을 목표로 삼자, 광명시로 들어서는 순간 경보가 울립니다.

취재진 차량을 계속 추적한 카메라는 차에서 내린 취재진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까지도 눈 앞에서 보듯 잡아냅니다.

최근엔 카메라가 사람 얼굴까지도 인식할 수 있어서 목표물만 찍어주면 어디를 가든 추적해 감시할 수 있습니다.

전국의 CCTV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게 24만 대, 사설 CCTV가 250만 대로 그물망처럼 촘촘히 설치돼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무슨 수를 써봐도 CCTV를 이용한 컴퓨터의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다는 내용의 헐리우드 공상 과학 영화 내용이 상영된 지 3년 만에 이처럼 거의 현실이 된 겁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음주운전 피의자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경찰이 언제 어디서 무슨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까지, 피의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록된 CCTV 화면을 증거로 제출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이나 대형 쇼핑몰에 이어, 이달 말부턴 가정집이나 택시에 설치된 개인적인 CCTV에 대해서도 사생활 보호법을 확대 적용해 보다 엄격히 관리하겠단 계획이지만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공진구,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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