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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위기…경기 대응능력 약화 우려

<앵커>

우리 경제 얘기를 해보죠. 정부는 우리 경제의 체질이 많이 개선돼 3년 전 같은 위기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들을 보면 외환보유액 같은 경우 3년 전에 비해서 700억 달러 이상 증가해있는 상황이고, 전체 외채 중에서 빨리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리먼사태 당시에는 50%가 넘었었는데 지금은 30% 중반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은행의 건정성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함정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개월 비드(달러 매입) 얼마예요? (540.) 540, 30개(3천만 달러) 던(done, 거래 체결).]

원·달러 환율은 오늘(15일)도 크게 출렁였습니다.

내림세로 출발했지만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설이 나돌며 1120원선에 육박했습니다.

환율 급등을 경계하며 1년 5개월 만에 이뤄진 정부의 구두개입도 먹혀들지 않아 결국 8원 60전 오른 1116원 40전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추인영/산업은행 외환거래팀 과장 : 미국, 유럽계 투자자들이 원화 자산 팔고 달러 환전하고 있고,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시중은행들의 달러 확보수요가 원달러 환율의 주요 상승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건 지난 1997년과 2008년 두 금융위기의 시작이 외환시장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박재완/기획재정부 장관 :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대외충격으로 인한 과도한 자본유출입은 금융시장과 거시 경제 운용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리먼사태 당시보다 오히려 높아졌고, GDP 대비 수출 비중도 몇 년새 껑충 뛰었습니다.

외풍에 더 취약해졌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이 건전하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떠받칠 수 있는 여력은 줄었습니다.

[안순원/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3년 사이 국가부채가 100조 원 늘었고, 양극화가 심화돼 앞으로 복지 지출이 크게 늘 수밖에 없어 재정의 경기 대응능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저축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정부 빚뿐만 아니라 3년 전에 비해 100조 원 넘게 증가한 가계 빚 역시 전혀 정비되지 않는 점도 우리 내부의 위기 요인입니다. 

이번 위기는 상당히 길고 어두운 터널에 비유됩니다.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가계 스스로도 빚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준비가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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