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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정부 모두 한숨만…사료값 부담이 핵심

<8뉴스>

<앵커>

낙농가들이 예고했던 원유공급 전면 중단을 이틀 앞두고, 오늘(8일) 재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일부 진전이 있었습니다. 우선 가축 사료비가 폭등해서 생산비 부담이 늘어날 땐 원유값을 그만큼 올려주는 생산비 연동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유가공업체들이 기존의 리터당 81원 인상안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낙농진흥회가 제시한 103원과 119원 두 가지 중재안을 놓고 협의할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낙농가들은 배수의 진을 치고 기존의 173원 인상안에서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송인호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에서 대를 이어 37년 째 젖소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채갑병 씨.
 
지난달 원유 68000리터 5600만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하지만 사료비로만 납품가의 77%에 달하는 4500만원을 썼습니다.

사료값 부담을 줄이려고 옥수수를 직접 재배하고 있지만 수지를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채갑병/목장운영 : 보통 10개월 정도는 젖소들에게 이 옥수수를 먹이고, 나머지 2개월 정도는 베트남산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사료비는 지난 2008년부터 올 8월까지 배합사료가 평균 25.8%, 건초사료인 조사료가 평균 12%나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원유 가격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57%이던 것이 79%로 급증했습니다.

100만원을 벌면 사료비로만 79만원이 나가는 겁니다.

사료비가 이처럼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와 밀, 건초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폭등하는 사료비 부담 때문에 낙농가들은 아무리 우유를 짜서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렇다고 정부와 유가공 업체 입장에선 농민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도 쉽지 않습니다.

빵, 우유, 분유는 물론이고 치즈, 버터 등 우윳값의 영향을 받는 소비재가 워낙 많다보니 물가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농민들의 사료값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정범구/국회의원(농식품위) : 정말 정부가 물가 인상을 잡으려고 한다면 농민들 그 축산농가에 지금 공급되는 사료비 인상을 막을 대안을 만들어 놔야되는 거죠.]

하지만 당장 올려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와 현실적인 한계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협상 시한은 또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 영상취재 : 황인석,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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