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독성 고엽제 몰래 대량 폐기" 증언 충격

<8뉴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쓰던 고엽제, 이른바 '에이전트 오렌지'를 지난 78년에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에 대량으로 묻어서 폐기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증언에는 독성이 극도로 강한 화학물질이 밖으로 흘러 나왔을 정황까지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먼저 로스앤젤레스에서 김명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경상북도 칠곡, 캠프 캐럴 미군기지에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씨는 S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78년 상부의 명령으로 기지 뒷산에 208L짜리 노란색 드럼통 250개를 몰래 묻었다고 증언했습니다.

2만L 유조차 3대 분에 달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스티브 하우스/당시 중장비 기사 복무: 밝은 노란색·오렌지 색이었습니다. 일부 통에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컴파운드 오렌지는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사용했던 맹독성 화학무기 고엽제를 지칭합니다.

그는 당시 작업이 매우 비밀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공동작업하던) 카투사들은 다른 일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뭔가 옳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통 작업과는 달리 가스 마스크까지 써야 했습니다.

불법 폐기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주일에 1, 2번 작업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여름 내내, 가을까지 계속했습니다.]

당시 하우스 씨와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도 미국의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을 진술한 뒤, 드럼통 매몰 작업 이후 온몸에 발진이 생기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호소했습니다.

(영상취재: 임문빈, 영상편집: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