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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조대, 9월부터 '만능 해결사' 안한다

<8뉴스>

<앵커>

잠긴 집 문 열어주고 지붕에 올라간 고양이 내려주고, 이런 일들을 그동안 119 구조대가 친절하게 해왔었는데 오는 9월부터는 안됩니다. 더 절실한 응급상황에 충실하겠다는 얘기인데, 이해는 가지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김형주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 시간, 원룸 창틀을 뜯어내는 사람은 밤손님이 아닌 119 구조대입니다.

현관 번호키 암호를 잊어버린 취객의 신고를 받고 문을 열어주기 위해 출동한 겁니다.

은행 자동인출기 코너에서 잠을 자다 안에 갇힌 취객을 꺼내기도 하고.

[119 구조대: 연락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당황하지 마시고.] 

15개월된 아들이 방문을 잠궈 방안에 갇힌 엄마도 구출합니다.

[야! 텔레비전만 보고 있네.]

황조롱이나 이구아나 등 동네에 출몰한 동물을 잡아들이고, 까치집을 주워 올리기 위해 굴절 사다리차를 동원하고, 내시경 장비까지 동원해 새끼 고양이를 구출하는 등 119는 만능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정작 본연의 임무가 차질을 빚기도 합니다.

실제로 작년 한해 동안에만 술에 취해 119를 부른 횟수만 1만7000여건이나 됩니다.

하지만 오는 9월9일부터는 긴급하지 않은 신고에는 119가 출동을 거절할 수 있는 법이 시행됩니다.

[강태석/소방방재청 구조구급과장: 정말 필요한 위급한 그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구급서비스를 이용하고 덜 긴급한 경우에는 이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술에 취해 집에 데려다 달라거나 단순한 문잠김, 가벼운 증상의 환자는 출동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급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분히 포괄적이어서 마찰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영상취재: 조창현, 영상편집: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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