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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기초생활수급자로…벼랑 끝의 암환자들

<8뉴스>

<앵커>

멀쩡하던 직장인도 일단 암에 걸리면 상당수가 직장을 잃게 되는게 우리 현실입니다. 갑자기 실직자가 되면서 치료비의 5% 정도인 자기 부담금조차 구할 수 없어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까운 실태를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쌓여 있는 작은 월세 방.

창고 같은 이 곳에서 이기식 씨 가족은 하루하루 고통스런 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통증이 엄습할 땐 극단적인 생각에 빠져듭니다.

[이기식/말기암 환자 : (아프실 때는 얼마나 아프세요, 통증이?)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르죠.
(그렇게 아플 때는 어떤 생각 드세요?) 치료고 뭐고 그냥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죠.]

병원에 가면 고통을 덜 수 있는데도 이 씨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한 상태.

[이기식/말기암 환자 : (오늘 아프셨는데 왜 병원에 못가셨어요?)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가 없어서 계속 미루고 있어요.]

암을 발견한 지 불과 6개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매달 정부로부터 100만 원을 지원받지만 월세 40만 원에 한 달 40만 원의 병원비까지 내고나면 네 가족의 생활비가 막막해 아파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 암환자 10명 중 8명은 암에 걸린뒤 직장을 잃고, 10명 중 1명은 단지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합니다.

특히 이 씨 같은 빈곤층 환자들중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는 5명 가운데 1명 꼴인 22%나 됩니다.

[이기식 씨 사촌형 : 아내라도 벌면 되는데, 현재 기식이가 저러다 보니까 직장 생활도 못하고….]

[우상명/이기식 씨 주치의 : 저도 괴롭죠. 여러가지 방법을 찾긴 하지만 사실 좀 무력감을 느끼죠. 이런 경우는.]

암을 다스리는 의술은 발달했지만 서민들은 암에 걸리는 순간, 온 가족이 벼랑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윤영호/국립암센터 암관리연구과장 : 암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을 겪고 있을 때 재정적으로 지원해주거나 또는 사회 복귀해서 직장 생활 할 수 있는 그런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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