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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무시하고 쌩쌩 달려도…장식품 된 무인단속기

<8뉴스>

<앵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경찰이 거액의 예산을 들여 도로에 무인단속기를 설치해놨는데요. SBS 취재진이 점검해 본 결과, 한마디로 엉망이었습니다.

이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 면목동의 6차선 도로입니다.

속도와 신호위반을 자동으로 적발하는 무인단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SBS 취재진이 제한속도인 시속 60km를 훨씬 넘는 83km로 주행해봤습니다.

단속기에 적발됐는지 경찰에 알아본 결과.

[서울경찰청 영상실입니다. 차량 단속된 게 없는데요?]

서울 중곡동 천호대로에서는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는데 마찬가지 결과였습니다.

[경찰 : 오후에는 (단속된 차량이) 없어요. (감지선을 정확하게 밟았습니다.) 아 그랬어요?]

무인단속기는 도로에 깔려있는 감지선이 속도나 신호위반 차량을 인식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차 번호판을 찍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런데 면목동의 경우 도로 옆 배수로 공사 과정에 감지선이 끊어져 버렸고 천호대로는 도로를 재포장하면서 감지기가 파손됐습니다.

건대 앞 도로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무인단속장비의 제어함은 아예 통째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점검을 언제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제어함 위에는 새들의 배설물이 가득 쌓여있고 전선도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SBS 취재진이 무작위로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의 무인단속기 10대를 점검해 본 결과 실제로 정상적으로 단속이 가능한 곳은 3대에 불과했습니다.

대당 평균 설치비만 2천 5백만 원에 달하는 무인단속기는 서울청 산하에만 550여 대나 있습니다.

연간 1백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무인단속기가 이렇게 방치된 채 장식품으로 전락하면서 우리는 OECD 국가 가운데 교통사고율 1위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조창현, 신동환, 설민환,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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