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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면접보러갔다가 '당황'…"학원 말 들을 걸∼"

<8뉴스>

<앵커>

지난 주 자율형 사립고 입시를 치른 학생들이 크게 당황했습니다. 면접에서는 교과 지식은 묻지 않는다는 교육부의 지침을 일부 자사고들이 '보란 듯이' 어겨버린 것인데요.

정부 말을 믿었다간 낭패를 보고, 오히려 학원의 정보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 교육의 현실 하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 첫 신입생 선발 면접을 가진 용인외국어고.

면접을 마친 학생들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용인외고 지원생/경기도 수원시 : 시사지식이나 그런 거에 대해서 물어볼 거라고 생각하고 처음에 딱 교실에 들어갔더니 수학 문제가 있어서 처음에 되게 당황했는데…]

올해부터 바뀐 교육부 지침에 따라 면접에서 교과지식은 묻지 않고 인성과 잠재력만 보겠다는 게 당초 학교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미국 뉴스와 하버드대 강의 동영상을 보여준 뒤 영어실력을 평가했고, 수리적 사고력을 묻는 질문까지 한 겁니다.

[용인외고 지원생 학부모 : (학교 설명회에서는) 심층 면접이라는 게 영어, 수학을 보는 그런 거라고는 조금의 뉘앙스도 풍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너무 순진했죠 저희가.]

민족사관고 역시 교육부 방침을 위반하고 면접에서 4인 1조로 영어토론을 하게 했고, 수학 문제도 물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학생들이 당황한 건 아니었습니다.

[학부모/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 아까 학부모들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까 (면접에 영어·수학 나온다는 것을) 대치동 쪽에서는 벌써 알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서울 대치동 한 학원에선 두 학교가 교육부 지침을 위반하면서까지 면접에서 영어와 수학실력을 평가할 것이라 공언하며, 이를 위한 면접 대비반까지 운영한 겁니다.

[대치동 OO학원 원장 : (면접에서 나올 질문으로) 영어 수학에 대해서는 저희 학원이 언급을 했죠. 학원에서 모의 면접 같은 것을 하는 거죠. 그게 뭐 위법적인 행위 같지는 않습니다.]

정부나 학교가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학원의 정보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

정부가 사교육을 잡겠다며 제도를 바꿀 때마다 강남 학원가는 불안해하는 학부모 행렬로 붐비고 있습니다. 

[학부모/서울 대치동 : (학원이) 학부모들이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을 접근했기 때문에 더 학원에 목을 매게 되는 거 아니에요.]

[용인외고 지원생/경기도 수원시 : 그냥 정부나 학교에서 하는 말만 믿고서는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기 때문에….]

(영상취재 : 김학모, 강동철, 조창현, 주용진, 홍종수, 영상편집 : 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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