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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라운드의 인동초' 허정무를 만나다

<8뉴스>

<앵커>

모두가 그렇겠지만, 새해를 맞아 가장 각오가 남다를 한분을 꼽으라면 바로 '허정무' 월드컵 대표팀 감독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려한 선수시절과 달리 지도자로서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오면서 축구계의 인동초로 불리기도 하는 허정무 감독은 이제 축구인생을 건 큰 승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 주말 인터뷰에서 김영성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허정무 감독은 일생일대의 전투를 앞둔 장수의 심정으로 2010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고지 점령이 그에게 하달된 1차 목표입니다.

출사표는 비장했습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들어 서 듯이 그런 각오와 사명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절대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에 한이 맺혀있습니다.

선수로, 트레이너로, 그리고 수석 코치로 세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매번 후회만 남겼습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선수로 갔을 때. 코치로 갔을 때. 너무 지나친 중압감으로 제대로 된 우리 경기를 못하고 승부에 너무 집착해가지고 이게 스스로를 망치더라구요.]

사령탑으로 맞는 4번째 월드컵만큼은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그래서 이번엔 정말 후회없이 하고 싶다는 얘기예요. 2승 1무면 이거는 뭐 더 바랄 거 없는 최고이고. 2승 자체, 2승을 올릴 수 있다면 최고의 그런 결과라고 생각해요.]

2007년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초반 평가는 곱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무승부가 이어지자 허무 축구라는 뭇매가 쏟아졌습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그런게 많잖아요. 국내 감독은 뭔가 부족한거 같고 외국인 감독은 뭔가 새로운 특별한 전술이 있는 것 같고 이렇게 생각하는.]

뚝심있게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밀어부쳤습니다.

기성용과 이청용 등 젊은 피들로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호통치는 작전 지시가 아니라 선수들을 배려하며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A매치 27경기 연속 무패 행진과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져 아시아 최우수 감독상까지 받았습니다.

선수들도 마음으로 감독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글로 편지를 쓴다든가 혹은 전화상으로라도 "아휴, 선생님 정말 이제야 선생님 마음 알겠습니다" 라고 그런 얘기 듣고, 이럴 때 참 기분 좋고 가슴 뭉클하죠.]

그는 징크스를 깨는 남자입니다.

19년간 이기지 못했던 사우디를 격파했고 북한을 16년만에 제압했습니다.

꼭 깨고 싶은 한국축구의 징크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월드컵 원정무대에서 과거 어느 누구도 깨지 못했던 예선 탈락의 징크스입니다.

[허정무/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 : 반드시 깨고 싶어요. 솔직히 그런 도전이 없다면 살아갈 의미도 없는 거고 제가 지도자로서 감독으로서 지금 여기 앉아 있어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축구 자체가 제 인생의 모든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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