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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임금…" 질 떨어지는 '시간제 일자리'

<앵커>

기혼 여성들은 아이들 키우면서 일하느라 힘에 부칩니다. 그래서 정부가 여성들의 일자리 유지를 돕기 위해서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들의 질까지 챙기지는 못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열린 시간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장입니다.

3천 개 넘는 일자리가 나와 하루에 2만 명의 여성 구직자가 몰렸습니다.

[박난규/서울 중구 : 좀 시간이 많았으면…하루가 짧네요.]

그런데 지난해 첫 박람회 때보다 채용 규모는 절반이나 줄고, 여건이 좋은 전문직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구직 가정주부/여행사 10년 근무 경력 : 외국어 구사능력이 좋은 사람을 채용한다면서, 너무 터무니없는 임금을 제시하시고, 다 계약직이고…'정직원이 될 수 있는 비율이 몇 퍼센트 정도 되나요' 물었더니 그냥 웃으시더라고요.]

국내 시간제 근로자는 191만 명이 넘지만, 이 가운데 상용직은 9%대에 불과하고 사회보험 가입률도 15% 선에 그칩니다.

시간제 근로자 중 72%가 여성인 데다, 그중 최저임금도 못 받는 여성의 비율은 10년 만에 두 배로 느는 등 근무여건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시간제 근로자 : 실제 회사에 있는 시간이 8시간이 넘어요. 그런데 근무시간은 6.5시간으로 하고, 연장근무를 해도 딱 1시간만 줘서… (8시간이 안 되게 하는 거죠.)]

시간제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 창출의 창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송은정/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부장 : 시간제 일자리에는 고학력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자리가 별로 없습니다. 경력단절 이후에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여성들이 경력 단절되지 않게 노력하는 게 정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연구에서 질적 개선이 병행되지 않는 시간제 일자리 증가는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만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창·김현상, 영상편집 : 남 일,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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