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의 차에 태워달라고 했다가 이렇게 사고를 당하면 배상은 어떻게 될까요? 법원은 차에 태워달라고 한 사람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배상액을 정합니다. 이런 걸 호의동승 감액이라고 하는데, 동승자가 탔던 차의 운전자는 물론이고 사고를 낸 상대 차량의 운전자도 동승자의 피해를 모두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정 모 씨는 남자친구의 차를 타고 벚꽃 놀이를 가다가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로 숨졌습니다.
남자친구의 보험사는 정 씨가 먼저 벚꽃 놀이를 가자고 했기 때문에 본인 피해에 대한 정 씨 책임도 일부 있다며 손해액의 80%만 지급했습니다.
이른바 호의동승 감액입니다.
[김선일/대법원 공보관 : 동승자가 차를 태워 달라고 먼저 부탁하는 등 본인 의사로 남의 차를 얻어 탔다가 사고가 난 경우 피해에 대한 동승자의 책임을 일정부분 인정하는 겁니다.]
대법원은 이런 호의동승 감액이 동승자가 탑승했던 차량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차량에도 적용된다고 봤습니다.
정씨 유족이 상대방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손해배상액을 80%로 제한한 겁니다.
2심은 호의동승 감액이 정씨와 남자친구 간에만 적용된다고 보고 상대 차량 운전자에겐 100%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남자친구와 상대방 운전자의 쌍방 과실로 사고가 났기 때문에 호의동승 감액도 양측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똑같은 사유인데 배상 액수가 달라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진훈)